♧ 나의 이야기/이런 저런 이야기

가을의 끝 자락에서....

자이언트. 2008. 11. 12. 13:00

 

가을의 끝 자락에서

 

 

가는 세월이 무엇인지 몰라 

낙엽 몇 잎 밤길에 놓았습니다


 

누가 그 길로 오는지 몰라 

마음의 등불로

어둠을 밝혀 놓았습니다 

 


계절에 마디마다 스치는 바람처럼  
누군가 떠나가고 있기에
내 가슴을 내어놓습니다

 

 

닿을 듯 말듯한 낙엽의 거리

떠나는 것은 슬픔이기에

쓸쓸한 그 길을 걷지도 못하고 

풀벌레 마지막 노래만 들었습니다 

 

 

흰 눈밭을 같이 밟기 위해 

그대를 다시 만나기로 한 

추운 거리로 이제 가겠습니다

 

 

나무가 발가벗고 꿈을 잃은 사이 

그대의 사랑을 마음으로 읊조리며   

가지마다 매달아 놓으려 

세월 하나 문밖에 걸어두고

 

 
가을의 마지막 밤에

바람으로 삐걱 이는 마음의 문을

빗장으로 잠그겠습니다...